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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아들이 사는 연해주로 떠나는 사할린 동포가 불러주는 아리랑

기사입력 2021.06.0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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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는 "오라버니는 일본으로 이중징용되어 원폭 피해자로 사할린으로 돌아왔으나 고통을 참기 위해 아편 중독자가 되어 5년 후 사망했다. 얼나나 잘 나고 미남인 우리 오라버니 너무 불쌍해서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부모를 여의고 고아가 되어 오라버니 한분을 의지하고 살다가 너무나 허무하게 돌아가셨다. 나가사키 탄광에서 일하다가 핵폭탄이 떨어지자 살아남은 조선인들에게 시내 복구사업에 투입시켰다. 방사선에 또다시 노출된 조선인들이 죽어가자 사할린으로 돌아온 사람은 손으로 셀 정도라고 한다. 그 근처에서 조금 더 가면 지옥섬이라는 군함도가 있었다고 한다.

     

    사할린으로 들어가는 날 유즈노사할린스크에서 만난 사할린 할머니에게 들은 이중징용을 당한 오라버니 이야기...

    기억력이 너무 좋아서 거침없이 줄줄줄 한국말을 해주신다. 어릴때 사할린에 이주한 할머니는 고향이 그리울 때마다 아리랑 도라지를 부르면서 노래로 위안을 받았다고 한다. 마을잔치에서는 언제나 노래자랑대회에서 1등을 해서 상을 많이 탔다고 하신다.

    아리랑을 얼마나 구수하게 슬프게 불러주시는지 눈물이 났다. 할머니 눈에도 눈물이 글썽글썽하다. 

     옆에 앉아있는 아들도 어머니가 늘 부르시는 아리랑은 언제나 가슴에 담아서 기억하고 있다면서 후렴은 잘 따라서 부른다.

      아리랑 아리랑 아리랑고개를 넘어간다.

    사할린 딸집에서 손주들 기르시고 사시다가 이제는 언제 갈지 몰라서 연해주에서 사는 아들이 모시려고 와서 따라가는 길이라고 하신다. 다음에 꼭 놀러오라고 하시면서 아들에게 전화번호를 남겨놓으라고 하신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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