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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는 빨래를 소변에 빨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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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는 빨래를 소변에 빨았다고?

조선시대에는 빨래를 소변에 빨았다고?

김흥도 <빨래터> ©국립중앙박물관

<규합총서>를 통해 들여다 본 조선시대 옷 관리 비결
                조선시대에는 빨래를 소변에 빨았다고?

세탁기는커녕 마땅한 세제도 없었을 것 같은 옛날, 우리 선조들은 어떤 방법으로 옷을 빨고 관리했을까? 조선시대 사람들은 자연에서 얻은 천연의 재료로 세제를 만들고, 빨래 방망이로 옷을 두드려 때를 뺐으며, 햇볕을 이용해 옷감을 표백했다고 한다. 조선 최초의 생활 백과사전인 <규합총서>를 통해 오랜 세월 축적된 경험으로 터득한 조선시대 옷 관리 비결을 들여다보았다.

천연의 재료로 만든 조선의 세제

청계천 빨래터 ©국립민속박물관청계천 빨래터 ©국립민속박물관

냇가나 우물가의 빨래터에서 빨래 방망이를 두들기는 동네 아낙들의 모습은 현대인들에게 낯선 풍경이다. 우리는 지금 온갖 다양한 종류의 합성세제를 비롯해 세탁기, 건조기를 이용해 편안하게 옷을 세탁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탁기는 고사하고 변변한 빨래비누 조차 없었을 조선시대 사람들은 과연 어떤 방법으로 빨래를 했을까? 그 실마리는 18세기 말에 편찬된 <규합총서(閨閤叢書)>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여성 실학자로 알려진 빙허각 이씨다. 그가 저술한 조선 최초의 생활 백과사전 <규합총서>에는 옷의 세탁법을 비롯해 요리, 살림, 농사, 육아 등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지식들이 망라되어 있다.

규합총서 ©국립민속박물관규합총서 ©국립민속박물관

<규합총서> 세의편에 따르면 당시에도 세탁을 위해 여러 가지 재료를 세제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천에 얼룩진 자국을 없애기 위해 오미자, 매실물, 치자물, 식초, 살구씨, 소금물, 소뼈를 태운 잿물까지 수백 년 전 사람들은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세제로 활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천연 세제들은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혜의 산물이다. 최근까지도 많이 사용되었던 잿물은 나무를 태운 재에 물을 부은 뒤 걸러서 나오는 물을 가리킨다. 잿물에는 나트륨, 칼륨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성분은 옷에 묻은 단백질 때를 분해하는 효과적인 천연세제였다. 이러한 재료들 외에 삭힌 오줌을 이용해 빨래를 하기도 했다.

 

 

 

빨래 방망이는 인력을 이용한 공기방울 세탁기

방망이로 두들겨 빨래의 찌든 때를 빼던 풍속은 세탁기가 보급되기 전인 수십 년 전까지도 이어져 내려온 한국의 전통이다. 빨래 방망이로 옷가지를 두드리면 어떤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세제만으로도 어느 정도 때가 빠지기는 하지만 방망이로 두드릴 경우 세탁 효과는 배가 된다. 옷가지 사이에 숨은 공기방울이 방망이에 맞아 밀려나면서 그 압력으로 옷에 밴 얼룩을 지워주기 때문이다. 아마도 한때 유행했던 공기방울 세탁기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빨래 방망이 ©국립민속박물관빨래 방망이 ©국립민속박물관
무명치마 ©국립민속박물관무명치마 ©국립민속박물관

지금처럼 건조기가 없던 조선시대에는 아무 때나 빨래를 말리기가 어려웠기에 주로 낮 시간에만 빨래를 널어 말렸다. 해가 저물도록 마르지 않은 빨래는 집안으로 가지고 들어왔다가 이튿날 다시 말렸는데 이는 밤이슬에 빨래가 다시 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옷을 말릴 때 강한 햇볕을 이용해 표백하는 방법도 있다. 본래 누런 색깔을 띠고 있는 무명은 우선 잿물에 빨아서 삶은 뒤 해가 잘 드는 양지 바른 곳에 널어 말린다. 밤에는 이슬을 맞지 않도록 걷어다가 실내에 두었던 무명천을 다시 물에 적셔 너는 일을 여러 번 반복하면 햇볕에 바래 하얗게 표백이 되었다고 한다.

풀 먹여 다듬이질한 옷은 조선시대 멋쟁이의 기본

홍두깨와 홍두깨 틀 ©국립민속박물관홍두깨와 홍두깨 틀 ©국립민속박물관

<규합총서>에는 여러 가지 옷감에 따른 다듬이질과 손질법도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우선 도침(擣砧)이라는 한자어로 기록된 부분에서 옷감의 종류나 색에 따라 다듬이질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풀을 먹여 다듬이질을 하면 옷감이 새것처럼 말끔하게 펴지고 윤기가 난다. 고급 옷감이었던 비단의 경우 ‘대왐풀(난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을 먹여서 다듬이질을 해야 하는데 특히 쪽빛 옷일 경우 이렇게 해야 빛이 난다. 또한 진홍색은 대왐풀에 아교를 섞어 먹인 뒤 밟아서 물기가 마르면 홍두깨에 감아 다듬었다고 한다. 무명과 모시는 잇꽃(국화과에서 속하는 식물)을 담갔던 누런 물과 오미자물에 풀을 섞어 먹여야 푸른빛이 나지 않으며, 자주색은 풀을 묽게 해서 먹인 뒤 다듬이질을 해야 한다.

다듬이질을 할 때는 풀기가 마르기 전 주름을 펴서 홍두깨에 말아 다듬거나 편평한 다듬잇돌에 놓고 다듬이질했다고 한다. 다듬이질을 위해 준비해야 할 도구로는 다듬이 방망이, 홍두깨, 다듬잇돌 등이 있는데 다듬이 방망이는 배가 불룩한 곤봉과 비슷한 형태이며 단단한 성질의 나무로 만들었다고 한다. 옷감을 감아서 다듬는 홍두깨는 칼국수 밀대처럼 생겼다.

옷 관리에서도 빛나는 선조들의 지혜

포산항견취도 ©부산근대역사관포산항견취도 ©부산근대역사관

철지난 옷을 보관할 때도 풀을 먹여 보관하고는 했는데, 무명옷의 경우 풀을 먹였지만 모시옷은 깨끗하게 빨아 건조시킨 뒤 보관했다가 이듬해 다시 꺼내 입을 때 풀을 먹여 손질했다고 한다. 또 좀이 먹어 옷감이 망가질 수 있는 명주옷은 좀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약초의 일종인 마른 궁궁이잎을 옷 사이사이에 넣어 보관했다.

의복을 깨끗하게 관리해 입는 습관은 우리 조상들의 오래된 습관이다. 1123년 송나라 사절로 고려에 왔던 서긍의 견문록 <고려도경>에는 "고려의 풍속은 깨끗한 것인데 지금도 여전하다”라며 "아침 일찍 일어나서는 목욕을 한 뒤에야 문을 나서며 여름철에는 낮에 개울물에서 거듭 목욕을 하며 옷을 깨끗이 빤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그보다 앞선 옛 문헌들에도 삼한 사람들이 깨끗한 옷차림을 한다고 전해지고 있으니 이 땅의 옛 사람들이 의복의 청결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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