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리랑 중국 문화재 만들기' 노골화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작년 10월 중국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된 같은 제목의 책 '연변무형문화유산화첩(연변주 문화국 편)'에 실린 서로 다른 아리랑 내용. 책 마지막 페이지에 발간 일자가 2011년 10월로 동일하게 찍혀 있지만 한 책에는 아리랑이 성급(省級) 무형문화유산 '아리랑타령'(阿里郞打令)으로, 또 다른 책에는 국가급 무형문화유산 '아리랑'(阿里郞)으로 표기돼 있다. 지난해 중국 당국이 아리랑을 자국의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뒤 책 내용이 수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 문화부 기사 참조 >> 2012.12.6 photo@yna.co.kr |
"아리랑,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해야"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서혜림 기자 = "아리랑은 조선민족의 이주와 생활 속에서 류전(유전)되여 내려오며 불리운 중국 조선족들 속에서 널리 전해내려온 가장 대표적인 민요이다. 아리랑은 '아리랑'을 중복해서 부르는 것이 특징인데 선률(선율)이 류창(유창)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평온하며 아름다운 특성을 지니고 있는바 중국 조선족들 속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작년 10월 중국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된 '연변무형문화유산화첩(연변주 문화국 편)'에 실린 내용이다.
지난해 아리랑을 자국의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중국의 '아리랑 중국 문화재 만들기' 움직임이 노골화하고 있다. 조선족을 소개하는 책자에 아리랑 관련 내용을 대거 수록하는 등 아리랑을 중국 문화재로 만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변무형문화유산화첩'도 그 내용이 수정돼 재발간됐다.
아리랑이 중국 국가무형문화유산이라고?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작년 10월 중국 연변인민출판사에서 발간된 같은 제목의 책 '연변무형문화유산화첩(연변주 문화국 편)'. 왼쪽 책에는 아리랑이 성급(省級) 무형문화유산 '아리랑타령'(阿里郞打令)으로, 오른쪽 또 다른 책에는 국가급 무형문화유산 '아리랑'(阿里郞)으로 표기돼 있다. 지난해 중국 당국이 아리랑을 자국의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뒤 책 내용이 수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 문화부 기사 참조 >> 2012.12.6 photo@yna.co.kr |
기미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사무총장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발간 일자가 동일한 두 가지 종류의 '연변무형문화유산화첩'을 입수했다면서 아리랑 관련 내용이 수정돼 있었다고 말했다.
책 마지막 페이지에 발간 일자가 2011년 10월로 동일하게 찍혀 있지만 한 책에는 아리랑이 성급(省級) 무형문화유산 '아리랑타령'(阿里郞打令)으로, 또 다른 책에는 국가급 무형문화유산 '아리랑'(阿里郞)으로 표기돼 있다.
책 내용도 다르다. 아리랑을 성급 무형문화유산으로 표기한 책은 아리랑을 단순히 "중국 조선족의 대표적인 민가"라고 소개한 반면 아리랑을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으로 기재한 또 다른 책은 "중국 조선족들 속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 사무총장은 "책 제목은 물론 내용이 다 똑같은 데 아리랑 부분만 다르다"면서 작년 10월 1일에 책을 출간한 뒤 아리랑 내용을 수정해 재발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 사무총장은 "진도아리랑타령, 밀양아리랑타령 등 (조선족이 부르는) '아리랑타령'과 (우리가 흔히 아는) '본조(本調) 아리랑'을 모두 선점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두 종류의 책자를 발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리랑 곡이 수록된 '청년학생가곡집'(1955년 연변교육출판사 발간)도 입수했다면서 "해방 이후 나온 책 가운데 아리랑이 수록된 가장 최초의 책"이라면서 "조선족들은 해방 후 아리랑을 민족 표상으로 여겼다"고 소개했다.
'조선족'에 실린 아리랑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중국 랴오닝(遼寧)민족출판사에서 올해 4월 18일 재발간한 조선족 소개 책자 '조선족'에 실린 아리랑. << 문화부 기사 참조 >> 2012.12.6 photo@yna.co.kr |
중국 랴오닝(遼寧)민족출판사에서 펴낸 조선족 소개 책자 '조선족'에도 아리랑 내용이 새로 수록됐다.
2009년 1월 1일 발간된 '조선족'에는 아리랑 내용이 없었지만 올해 4월 18일 재발간된 책에는 책 서문에서부터 아리랑을 소개하고 있다. 또 별도의 지면을 할애해 아리랑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기 사무총장은 "중국이 아리랑을 자국의 무형문화유산으로 체계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면서 "정작 국내에서는 아리랑이 '너무 흔하다'는 이유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지 않은데 한시바삐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리랑이 이번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마냥 즐거워할 수 없다"면서 고구려 고분군처럼 중국이 북한과 손잡고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공동 등재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은 2004년 북한과 공동으로 각각 보유하고 있는 고구려 고분 유적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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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소개 책자 '조선족'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중국 랴오닝(遼寧)민족출판사에서 올해 4월 18일 재발간한 조선족 소개 책자 '조선족'. 책 서문은 물론 별도의 지면을 할애해 아리랑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 문화부 기사 참조 >> 2012.12.6 photo@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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