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맑음속초21.8℃
  • 맑음14.9℃
  • 맑음철원15.2℃
  • 맑음동두천15.5℃
  • 맑음파주14.8℃
  • 맑음대관령17.2℃
  • 맑음춘천16.1℃
  • 맑음백령도13.6℃
  • 맑음북강릉23.8℃
  • 맑음강릉24.5℃
  • 맑음동해24.6℃
  • 연무서울16.7℃
  • 맑음인천14.7℃
  • 맑음원주16.7℃
  • 맑음울릉도19.1℃
  • 연무수원16.0℃
  • 맑음영월15.5℃
  • 맑음충주16.2℃
  • 맑음서산17.0℃
  • 맑음울진23.9℃
  • 연무청주17.1℃
  • 맑음대전17.6℃
  • 맑음추풍령17.8℃
  • 맑음안동16.3℃
  • 맑음상주20.1℃
  • 맑음포항20.3℃
  • 맑음군산15.8℃
  • 연무대구18.9℃
  • 맑음전주17.3℃
  • 연무울산20.2℃
  • 맑음창원19.4℃
  • 맑음광주17.5℃
  • 맑음부산19.7℃
  • 맑음통영17.7℃
  • 맑음목포16.2℃
  • 박무여수17.0℃
  • 맑음흑산도17.6℃
  • 맑음완도18.7℃
  • 맑음고창15.7℃
  • 맑음순천17.8℃
  • 박무홍성(예)15.5℃
  • 맑음16.5℃
  • 맑음제주19.2℃
  • 맑음고산18.2℃
  • 구름조금성산20.1℃
  • 맑음서귀포19.5℃
  • 맑음진주16.3℃
  • 구름조금강화15.9℃
  • 맑음양평14.9℃
  • 맑음이천15.9℃
  • 맑음인제15.5℃
  • 맑음홍천14.2℃
  • 맑음태백21.2℃
  • 맑음정선군16.5℃
  • 맑음제천15.9℃
  • 맑음보은16.4℃
  • 맑음천안16.3℃
  • 맑음보령17.4℃
  • 맑음부여16.0℃
  • 맑음금산16.1℃
  • 맑음17.4℃
  • 맑음부안16.3℃
  • 맑음임실17.1℃
  • 맑음정읍17.6℃
  • 맑음남원16.9℃
  • 맑음장수16.7℃
  • 맑음고창군16.9℃
  • 맑음영광군16.6℃
  • 맑음김해시19.3℃
  • 맑음순창군16.8℃
  • 맑음북창원19.0℃
  • 맑음양산시20.1℃
  • 맑음보성군19.4℃
  • 맑음강진군18.3℃
  • 맑음장흥17.9℃
  • 맑음해남17.7℃
  • 맑음고흥19.6℃
  • 맑음의령군14.4℃
  • 맑음함양군17.1℃
  • 맑음광양시18.7℃
  • 맑음진도군18.7℃
  • 맑음봉화16.5℃
  • 맑음영주17.6℃
  • 맑음문경19.4℃
  • 맑음청송군15.6℃
  • 맑음영덕21.9℃
  • 맑음의성17.4℃
  • 맑음구미19.3℃
  • 맑음영천17.1℃
  • 맑음경주시18.6℃
  • 맑음거창14.1℃
  • 맑음합천15.1℃
  • 맑음밀양17.3℃
  • 맑음산청15.1℃
  • 맑음거제18.3℃
  • 맑음남해16.7℃
  • 맑음19.1℃
2005 전국아리랑답사-정선 편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5 전국아리랑답사-정선 편

본 단체에서 미국 유타주립대학 이정면 교수 부부와 함께 전국 아리랑 전승지역 안내

_1.jpg
사진 :기미양

 

 

_2.jpg
사진 :기미양

 

PYH2007051504080001300_P2.jpg

 


'한 지리학자의 아리랑 기행'을 펴낸 이정면 박사

정선ㆍ서울ㆍ진도ㆍ밀양 등 답사한 땀과 애정의 결실

"아리랑은 우리가 알고 사랑해야 할 세계의 노래죠"

'아리랑문화센터' '아리랑박물관' 설치 필요성 역설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편집위원 = 한국을 대표하는 원로 지리학자 이정면(李廷冕ㆍ83ㆍ미국 유타대학교 명예교수) 박사가 겨레의 노래인 아리랑의 숨결을 찾아나선 기행서를 펴냈다.

15일 출간된 '한 지리학자의 아리랑 기행'(이지출판)은 이 교수가 2005년부터 3년 간 강원도 정선을 시작으로 서울, 밀양, 진도 등 아리랑의 4대 유적지를 세 차례 답사한 땀과 애정의 결과물이다.

한 학자가 일관되게 아리랑 유적지를 직접 찾아 일반독자 대상의 체계적 기행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 음악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지리학자가 사명감을 갖고 아리랑 알리기에 나선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모은다.

'한 지리학자의 아리랑 기행'을 펴낸 이정면 박사

이 교수는 서울대 지리학과를 나와 경제지리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한국의 제1세대 지리학자다. 아시아 지리학을 50여년 동안 연구하며 경희대, 경북대 등 국내 대학은 물론 일본 쓰쿠바대학, 호세이대학, 교토대학, 리스메이간대학,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유타대학, 말레이시아대학 등에서 후학을 양성해왔다.

이런 지리학자가 아리랑에 깊이 빠져든 까닭은 뭘까? 이 교수는 여러 학문을 두루 아우르는 '통섭'(統攝ㆍconsilience)의 관점에서 아리랑은 인문지리의 또하나의 귀착지라고 설명한다. 자연과학, 인물과학, 사회과학을 통합해 아리랑으로 민족 전통문화의 가치를 규명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유년 시절, 고향에서 들었던 아리랑 가락이 80년 가까운 세월 속에서도 가슴 깊은 곳에 정서적 유전자로 살아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전남 광주 외곽의 잣고개를 지게꾼들이나 보부상들이 넘어가며 불렀던 시름과 고단함의 노래였죠. 지난 3년 동안 나이를 잊고 그 아리랑의 발자취를 찾아 다녔어요."

해외동포의 이민사를 연구하며 그 단서가 아리랑에 있을지 모른다는 추측도 아리랑 기행을 떠난 동기다. 아리랑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이민사의 밑바닥에 흐르는 눈물과 한의 정체를 발견할 것이라는 기대에서 '본격탐험'에 나섰다. 가장 가까운 계기는 동포 이민사가 잘 정리되고 있지 못한 미국 중서부 산간지역의 교포신문 '유타 코리안 타임스'에 시리즈물 '민족의 아리랑을 찾아서'를 2005년께 집필하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절감한 것이었다.

젊은 날부터 외국 학생들에게 아리랑을 가르쳐 부르게 했던 그이지만 막상 아리랑을 체계적이고 깊이있게 알지 못함을 깨닫고 귀국해 현장과 자료실을 부지런히 찾아 다녔다. 현장답사는 김연갑 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가 길잡이가 돼줬고, 현지 전문가 등의 도움도 컸다.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같은 곳에서 얻은 각종 자료와 관련서 역시 요긴한 밑거름이 됐다.

답사와 조사 과정에서 아리랑은 생각보다 훨씬 깊고 넓은 세계였고, 이민사의 단서나 음악의 차원을 넘어서는 하나의 문화코드였다고 이 교수는 털어놓는다. '인문지리의 또하나의 귀착지는 민족전통문화의 가치규명이다'는 자신의 금언을 확인했다는 얘기다.

아리랑 유적지를 돌아본 결과 강원도 정선의 아리랑이 가장 오래됐고, 다른 지역의 아리랑도 이곳을 본향으로 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비봉산 '정선아리랑비'의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백두대간의 깊은 산간에서 탄생한 아리랑이 이제는 한국의 노래에 그치지 않고 세계의 노래로 불릴 만큼 자랑스런 문화어가 됐다고 그는 말한다.

'한 지리학자의 아리랑 기행'의 표지
"아리랑이 전국으로 퍼져간 계기는 조선조 말엽에 진행된 경복궁 중수였어요. 1865년부터 1872년까지 7년 간 계속된 공사장에서는 강원도 아라리의 하나인 '문경아리랑'이 불렸고, 이것이 부역을 마치고 전국 각지의 고향으로 돌아간 젊은이들에 의해 그 지역의 음악어법으로 변이됐던 거죠. 이런 사실은 1896년에 채보된 호머 H. 헐버트 아리랑과 1910년에 조사된 총독부 아리랑으로 알 수 있어요."

이 교수에 따르면, 경복궁 중수공사 때 문경의 박달나무가 베어져 나가고 한일합방으로 나라를 빼앗기는 과정을 통해 아리랑은 상실감을 담아내는 대표적 노래로 승화됐다. 이후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의 주제가로 환골탈태한 뒤 박승희 원작의 연극 '아리랑', 최승희의 춤 '아리랑환타지', 가곡 '아리랑강남', 유행가 '아리랑동동' 등 모든 장르로 퍼져나갔다. 특히 해외 동포들에겐 망국의 한을 달래고 공동체의 회복을 꿈꾸는 노래였다. 그리고 해방 후에는 '민족의 노래'로 탄탄히 자리잡았다.

현재 아리랑은 저항과 대동, 해원상생의 정신을 담은 가운데 세계구비유산의 상징으로 인정받고 있다. 유네스코가 '아리랑상'을 제정해 시행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아리랑은 오늘날 국제경기에서 남북 단일팀의 '단가'로 국가처럼 연주되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 147개국 동포사회와 한국전쟁 참전 19개국에서 애창됨으로써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교수는 "전국에서 열리는 아리랑 축제들은 아리랑이 민족의 원형 속에 얼마나 농밀하게 녹아 있나를 잘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지난 3년 동안 영천아리랑축제, 철원의 DMZ아리랑축제를 직접 참관하고 정선아리랑제, 진도아리랑제, 대구아리랑축제, 밀양아리랑제, 성북아리랑제 등을 자료로 접해오며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임을 다시금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한국의 대표적 문화 트렌드인 아리랑의 자료를 구할 수 있는 공식 통로가 없다는 사실이에요.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한국에 온 외국인이 '국기원'으로 가자며 택시를 탔는데, 서울 명동 입구의 한 중국식당으로 데려다 줬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잖아요. 아리랑도 마찬가지예요. 아리랑 자료가 있는 곳에 데려다 달라면 인사동의 한 식당이나 어느 노래방 앞에 내려줄지 모르지요."

누구나 잘 알 것 같은 아리랑이지만 막상 아는 게 별로 없어 당황하기 마련인 것이 또한 아리랑이라고 그는 안타까워한다. 아리랑이 뭐냐는 외국인의 질문에 명쾌하고 자신있게 설명해줄 한국인이 뜻밖으로 드물다는 얘기다. 이는 2002년 독일에서 열린 한 음악인 대회에서 아리랑이 '세계 100대 노래' 중 으뜸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더라도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다. 외국인들이 그처럼 가치있게 여기는 아리랑을 정작 주인인 우리는 잘 모르는 현실을 시정해야 한다고 이 교수의 간절하게 외친다.

또 아리랑의 세계적 브랜드 가치를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방략으로 삼자고 제안한다. 후지산을 국가 이미지로 연결하는 일본처럼 아리랑을 한국의 대표 문화 이미지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리랑의 세계화' 같은 거창하고 막연한 구호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리랑문화센터'나 '아리랑박물관' 같은 공적 기관을 운영하고,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인사동에 공연ㆍ자료ㆍ전수 기능을 아우르는 가칭 '아리랑의 집'을 세우자는 것이다.


그는 국제행사가 줄줄이 한국에서 개최된다는 사실이 아리랑의 필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말한다. 개최가 확정된 2011년 대구세계육상경기대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유치가 추진 중인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등을 염두에 둔 말이다.

"한국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진 만큼 그 활용도는 매우 높아요. 88서울올림픽과 2002월드컵대회 때처럼 새로운 아리랑 버전들이 탄생할 것이고, 해외유명음악인의 공연에서 레퍼토리로 연주될 가능성도 커요. 세계인들에게 우리를 명료하게 보여주는 창문 구실을 아리랑이 하고 있는 거죠."

이 교수는 통일 염원을 안고 우리 민족에게 대동과 해원상생의 정신을 담고 있는 아리랑은 여전히 강력한 문화 이념이자 코드라고 역설한다. 아리랑으로 마음통일, 사람통일, 땅통일을 성취하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리랑은 소통의 도구로 유용하다. 그래서 부르고 이야기할 가치가 있다. 이번 기행에서 얻은 사실은 바로 이 한 마디다"라고 정리했다.

"아리랑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우리 민족에겐 어머니와 같아요. 그 품에서 아픔을 덜고 상처를 치유하고 위안을 얻으며 새로운 희망을 찾기 때문입니다. 이번 답사길에서 '내가 정말 한국사람이 돼가는구나' 하고 절실히 느꼈습니다. 호미로 밭을 매고 있는 할머니의 손을 맞잡았을 때 느껴진 따스함과 소박함에서 민족의 저변에 흐르는 아리랑의 정서를 공유할 수 있었지요. 아리랑은 전공과 직업을 떠나 우리 민족 모두가 알고 사랑해야 할 세계의 노래입니다."

이 교수는 현재 '아리랑의 세계'를 영문판으로 집필 중이다. 올해 말에 나올 이 책은 서양인들이 좀더 쉽게 아리랑을 이해하고 부를 수 있게 하는 안내서 겸 해설서 구실을 하게 된다. 더불어 이번 '한 지리학자의 아리랑 기행'을 바탕으로 더욱 깊이있게 아리랑을 파고든 학술서의 집필도 구상 중이다.

ido@yna.co.kr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1636891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