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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3

  • 작성일 2007-10-22
  • 조회수 250

무제 3

 

어느덧 풀벌레 소리가 끊겼다

메마른 계절이 다가오려나 보다

온통 거울뿐인,그것이

다가오려나 보다

 

천지사방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오직 스스로를 비추는 것만이 존재하는

아주 고약하고 허허로운 그것.

 

나는 짐짓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는 듯

모자를 깊게 눌러 쓰고 가라앉는다

담배 한 모금을 맹렬하게 내뿜고

그 만큼의 침묵을 폐에다 아로새긴다

 

간절한 운명같은, 아주 외로운 바람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