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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어야누야~ 어기여차~ ‘가평의 혼’ 부활.가평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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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어야누야~ 어기여차~ ‘가평의 혼’ 부활.가평아리랑

어야누야~ 어기여차~ ‘가평의 혼’ 부활
  •  고창수 기자 kcs4903@kyeonggi.com
  •  입력   2015. 04. 16   오후 9 : 19
  •  16면
  •  댓글 0
 
가평아리랑연구보존회

‘가평의 가락, 가평만의 정서가 담긴 노래도 있지 않을까?’

가평아리랑연구보존회(회장 최승녀)는 이제 찾아낸 ‘그 답’을 현재뿐 아니라 후대에까지 이어가겠다는 야심찬 의기로 또 한 번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2009년 10월 10명의 소리꾼들이 일주일에 서너번씩 소박한 가정집 작은 연습실에 둘러앉아
녹음된 반주음악에 맞춰 꾸준한 연습을 이어와

연습 풍경은 소박한 옛 모습 그대로지만 ‘가평만의 노래’를 후대에까지 이어가겠다는 이들의 꿈은 오늘도 여전히 성장 중이다.

■ 북한강 뱃사공 노래… 옛 뱃사공 생생한 일상 투영
양구ㆍ화천 출발하여 북한강에 배 띄우니~ 이영차 하고도 또영차~
여울마다 지날 적에 앞사공은 큰소리로! 이영차 하고도 또영차~
뒷사공은 듣고 나서 이리저리 키를 트네~ 이영차 하고도 또 영차~
수탄수로 지날적에 물길 찾아 잘도간다~ 이영차 하고도 또 영차~백사위에 모래무지 작살로다 찍어올려, 배위에서 회 먹으니 피로도 간 곳 없네
쇠터에서 일박 할 제 먼저 그은 뗏목사공, 주인집 깊은 온정 잠자리가 다정했네 …

강원도에서 한양으로 길을 떠날 때 들러야 했던 가평은 뗏목을 띄워 북한강으로 가기도 하고, 때론 보납산을 넘어 가기도 했다. 산을 넘어 한양으로 길을 떠날 때 산허리 오르다 잠시 풍광을 즐기기도 하고, 뗏목을 잠시 세워두고 하룻밤을 지새기도 했던 곳이 바로 가평이었던 것이다. 그 시간들이 옛 가락에 그대로 전해진다.

하마터면 묻혀버렸을 수도 있었던 그 때 그 옛 ‘흥’을 찾아 나선 아낙들이 바로 가평아리랑연구보존회원들이다. 공연 시 즐겨 부르는 노래 중 하나인 ‘북한강 뱃사공’은 강원도 양구와 화천을 출발해 뚝섬까지 짐을 실고 가던 뱃사공들이 부르던 가락으로 선인들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는 노래다.

가락을 가만히 듣다 보면 물이 험할 때(수탄수)에도 능숙하게 물길을 찾아가던 뱃사공들의 그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다. 여기에 허기질 무렵 배 위에서 모래무지를 작살로 찍어 바로 회를 쳐 먹으니 피로마저도 없다는 뱃사공들의 이야기에서는 부러운 생각마저 들게 한다.

지금의 가평읍 달전리 ‘쇠터’ 부근은 이들이 한양까지 가기 전 하룻밤을 묵었다 가던 곳으로, 그 ‘주인집 깊은 온정으로 잠자리가 다정했다’는 이야기 속에선 가평 서민들의 인간미도 그대로 전해진다.

■ 자라목 젊은이들의 노랫가락 ‘가평 청춘가’
인제나 낙천에 비가 오며는~ 기 네미 염창에 좋다. 배 올라오겠네.
운악산 현등사 인경소리 그윽하고~ 축령산 잣향기에 좋다 정든님 잡는구나.
보납산 노송위에 봉황이 춤을 추고~ 북한강 상류에 좋다 뗏목이 흐르네.
자라목술집네 술 걸러 내거라 한 잔술 마시고 좋다 임 보러 가련다

가평청춘가는 자라목술집 젊은이들이 주막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흥을 돋웠던 노래다. 술 한 잔의 그윽한 흥이 담긴 노랫가락에는 읍내 막걸리 주막의 옛 서민들의 풍경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이 노랫가락에서 자라목술집네 술 걸러 한 잔 마시고 그 기분 좋은 취기에 임까지 보러 가겠다는 구절에는 소박하지만 호기로운 옛 젊은이들의 모습이 투영된다.

■ 지역 특성 녹여내 운치 가득한 ‘가평 옛 노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명지산 중턱에 초가집 짓고 옥계수 길어다 밥지어 먹세~
한양길 갈적엔 큰 마음먹고 열두구비 돌적엔 발발떤다
수덕산 선배님들 공부하나 꽃너미 아가씨들 다 늙어가네~
강건너 물건너 정든님 두고 한양길 가려고 단봇짐 싸네~

대한민국 방방곡곡에서 불리던 전통민요 중 하나인 ‘아리랑’은 몇몇 지역에서는 느린 말투와 억양, 또는 유흥성이 드러나기도 하는데, 가평아리랑은 "명지산 중턱에 초가집 짓고 옥같이 맑은 물인 옥계수 길어다가 밥지어 먹세” 등의 구절에서 느껴지듯 곳곳의 산림과 강물이 함께 하는 자연 속 여유로운 삶의 모습이 드러난다. 시어머니 시집살이, 가난한 삶의 고단함을 달래주듯 부드러운 곡조 역시 눈에 띈다.

가평아리랑은 옛 악보가 남아있었던 유일한 곡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들 회원들에게는 애착이 남다른 곡이다. 가평문화원에서 얻은 ‘가평아리랑’이라고 적힌 ‘A4용지 한 장’이 이들의 열정의 씨앗이 됐던 것이다.

■ ‘가평 노랫가락’ 찾는 아낙들의 남다른 열정
어야누야 어야누야 어기여차 뱃놀이 가잔다
한잔술 먹다보니 달빛이 솟네요, 도사공 나오실라 호롱불 밝혀라
보납산 초연대를 이별을 하고 빛고개 너머로 나 넘어간다
가평소리 들어보소 어야디야 너도 나도 불러보소
여기가 어디야 가평이다 가평에는 산도좋고
산도좋다 물도좋다 아따 야들아 염려마라
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어기여차 뱃놀이 가잔다

회원들은 가평의 옛 노래에 대한 소식만 있으면 설악, 북면, 하면 등지의 산골짜기까지 어디든 찾아다녔고, 어르신들의 가락은 녹음해 와 반복해 들으며 2009년부터 연습하기 시작했다. 꾸준히 연습을 해 온 이들은 2011년 12월 창립 공연을 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었다.

이 초대 공연에서 보존회는 가평 지역의 음율과 특성을 느낄 수 있는 가평뱃노래, 가평찬가, 가평아리랑, 가평방아타령 등을 처음 소개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여기에 더해 장터공연도 열어 장을 보러 온 이들과 춤과 농악을 울리며 한바탕 흥겨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장터공연은 호응도가 높아 지난해부터는 가평5일장뿐 아니라 청평5일장 공연까지 함께 진행해 더 많은 이들과 가평 민요의 흥을 공유했다.

이들은 이런 정기적인 공연뿐 아니라 각종 마을행사, 사회복지시설 등까지 부르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가평의 옛 노랫가락을 전했다.

■ 가평 소리 이제 제대로 남기고 싶다
이들 보존회는 지역 공연뿐 아니라 대외적인 공연과 대회에도 참여해 가평의 소리를 알렸다. 2013년 7월 제1회 인천실버 전국국악경연대회 금상, 2013년 9월 제1회 생거진천 예술제 전국국악 경연대회 대상 등 단체와 개인 수상경력까지 다수다.

또한 가평유치원, 복지관 등에서 직접 민요를 가르쳐 공연에 세우기도 하는 등 이제는 후대에까지 가평의 노랫가락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생긴 목표가 ‘가평아리랑 CD제작’이다. 최승녀 회장은 "각종 마을 행사나 학교 점심시간 등 행사시작 전후, 쉬는 시간 틈틈히 가평의 노랫가락이 흘러나왔으면 좋겠다”면서 "사실 CD제작이 비용과 과정 모두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꼭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CD제작 외에 또 하나의 꿈이 있다. 바로 창극을 구성하는 작업이다. 타 지역의 민요가 창극으로 구성되는 것을 보고 지난해 이들 회원들은 가평 민요 역시 창극으로 구성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최 회장과 회원들은 "창극은 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직은 생각만 있지만 아무 것도 없었던 우리가 ‘가평의 민요’를 찾아냈던 그 때처럼 가평노래를 널리 알리겠다는 큰 뜻도 반드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들이 하얀 백지와도 같은 상황에서도 ‘믿음’ 하나로 시작해 중요한 가평의 문화를 찾아냈던 것처럼 앞으로도 더 많은 일들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든든한 확신과 더불어 가평만의 문화를 이어가는데 큰 빛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다.

가평=고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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