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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아리랑 보존회 하용부 신임 회장 (2016.)

기사입력 2021.04.2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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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 맞춰 편곡·가사 등 콘텐츠 확보 노력"

    밀양아리랑 보존회 하용부 신임 회장

    • 국제신문
    •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
    •  |  입력 : 2016-05-05 19:28:19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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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선·진도 아리랑에 뒤처져
    - 내달 밀양시와 세미나 개최
    - 원형 알려 지역 관심 높이고
    - 세계 무대에도 소개 나설 것

    "전 세계 과거와 현대를 통틀어 음악은 2박자 또는 1/4박자로 이뤄져 있고, 유일하게 서구의 왈츠와 우리 음악만 3박자입니다. 특히 밀양아리랑은 첫 박자에 힘을 싣는 경상도의 기질을 그대로 드러낸, 세계적으로도 독창적인 노래입니다."

    하용부 밀양아리랑 보존회장은 "앞으로 편곡과 가사 발굴 등 밀양아리랑의 콘텐츠를 확대하는 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5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밀양연극촌'에서 만난 하용부(61·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 밀양아리랑 보존회장은 다짜고짜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라며 밀양아리랑의 첫 소절부터 풀어놓았다. 그는 지난달 22일 밀양아리랑 보존회 2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밀양아리랑 보존회는 2012년 창립됐다. 아리랑이 유네스코 세계무형자산에 등록되던 해에 창립한 것이니 한국 3대 아리랑이라는 명성에 비해 한참 늦은 셈이다.

    하 회장은 "정선군과 진도군에 비해 일찍 도시화한 밀양시의 특성도 있지만 정선·진도아리랑보다 지역민의 관심이 낮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 3대 아리랑의 가사 수를 비교해도 정선아리랑은 8700수, 진도아리랑은 777수인 데 비해 밀양아리랑은 100수 남짓에 불과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그는 취임 첫 해 밀양아리랑 보존회 기획사업으로 밀양아리랑의 정체성 정립에 나선다. 다음 달 밀양시와 함께 밀양아리랑 역사와 기원, 정체성 확립을 위한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밀양아리랑 보존회가 창립 3년 동안 배를 만드는 준비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돛을 달고 항해에 나설 때다. 세미나를 시작으로 밀양아리랑의 원형을 전 지역민에게 보급하고, 다시 현대에 맞는 편곡과 가사 발굴 등 다양한 콘텐츠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 회장은 전통 무용가이자 연극인으로 명성이 더 높다. 그는 47살 되던 해인 2002년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국내 최연소 예능보유자였다. 전통춤을 현대에 풀어내기 위한 고뇌는 연극 '오구'와 '어머니' 출연을 통해 단박에 전국적인 연극인으로도 자리 잡게 했다. 이런 인연으로 1999년 문을 연 밀양연극촌의 촌장을 현재까지 맡고 있다. 전통춤 예능보유자로서의 활약은 국내에 머물지 않았다. 그가 만든 춤판 '영무-듣는 춤, 보는 소리'는 1995년 프랑스 무용축제 초청공연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다. 유럽권에서는 그에게 춤을 배우도록 단원들을 한국으로 보낼 정도다.

    밀양에서 태어난 하 회장은 할아버지이자, 국내 전설적인 춤꾼으로 알려진 하보경(1906~1997·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보유자) 옹에게 사사했다. 전통춤의 명인으로 추앙받는 하 옹의 춤사위는 억세고 투박한 영남 기질을 바탕으로 한 경쾌함과 중량감, 꾸밈새 없는 풍격, 흐트러짐 속의 견고함을 품고 있다.

    조부의 끼를 그대로 물려받은 그는 "생전에 '잘한다'는 칭찬 한 번 없던 할아버지께서 1985년 어느 날 용인민속촌 공연에서 '용부야, 오늘은 니가 춰봐라'하시며 당신의 옷을 내주셨다"고 전했다. 본격적으로 할아버지에게 춤을 전수받은 지 5년 만의 인정이었다.

    예술을 하는 이에게 직함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하 회장은 "예술단체라 하더라도 그 단체의 장을 맡는 것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예술과는 또다른 것이어서 고민이 많았다"며 "온전한 밀양아리랑의 후대 전승을 위해 그 짐을 짊어져야 하는 운명이라 여기고, 밀양아리랑의 세계화와 보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민용 기자 mylee@kookje.co.kr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100&key=20160506.2202119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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